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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에르바티움’의 하민서 대표는 이탈리아에 거주할 때 화장품 및 향수 개발에 일생을 바친 70세 장인과 인연을 맺게 되면서 그분에게 조향에 관련된 지식을 배웠다. 빌라(Villa)라는 특정 공간에서 가치 높은 문화를 함께 나누는 이탈리아의 라이프스타일에 영감을 받은 그는 국내에 향 문화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귀국해 ‘빌라 에르바티움’을 열었다. 그래서일까 매장의 분위기가 흡사 이탈리아의 어느 고풍스러운 살롱 같다.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은은한 자연의 향이 스며든 그런 공간이다. 에르바티움은 허브가 싹을 틔운다는 의미로, 안식과 위안에 필요한 감정 향 문화를 키워내는 이곳과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하 대표는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조향사이자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로서 다양한 향을 직접 개발 및 창조하고 있다. 앞으로 아로마테라피 클래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천연 향이 우리에게 주는 약리적인 기능에 대해 함께 이해해보는 세미나를 기획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천연 향의 효능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더불어 천연 향을 직접 블렌딩하며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만들어보는 기회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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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중심, 갤러리가 있을 법한 건물 지하에 책 4만 권을 보유한 프라이빗 도서관 ‘소전서림’이 자리한다. 여행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지의 세계 같은 곳이다. 흰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철문을 미는 순간 비밀의 방이 나타났다. 벽면을 따라 빽빽하게 꽂힌 책들 사이로 프리츠 한센, 비트라 등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의 안락한 의자가 놓여 있다. 파티션 뒤로는 프라이빗한 1인 서가가 있고, 중앙부를 지나면 피아노가 자리한 메인 홀과 외서 컬렉션이 보인다. 정중앙에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넓은 책상과 디자인스튜디오 ar3가 소전서림만을 위해 디자인한 ‘다이스’ 체어가 놓여 있다. 4.9m의 높은 층고 덕분에 지하지만 답답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소전서림은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WAP 재단이 2016년부터 운영하던 갤러리 ‘WAP 아트스페이스’를 리모델링해 오픈한 멤버십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을 가꿔온 황보유미 관장은 파리10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국립발레단 기획홍보팀 등을 거쳐 현재 소전서림 운영을 맡고 있다. “처음엔 양서가 아닌 것을 골라내는 작업부터 했어요. 예술, 문학, 철학 등 분야별로 충실히 다루려다 보니 큐레이션에 시간이 많이 걸렸죠.” 하나의 갤러리라 해도 무방할 정도의 회화 작품과 해외 예술서적 컬렉션을 보유한 소전서림은 매월 아트투어를 열어 미술 작품을 즐기는 시간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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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동쪽 자락에 자리한 화계사는 조선 전기 승려 신월선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광해군 때 화재로 모두 불타버리는 악재도 겪었지만 역대 왕들의 시주를 받아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화계사는 바쁜 일상에서 훌쩍 벗어나고 싶지만 막상 떠나기 쉽지 않을 때 찾기 좋은 사찰이다. 시내 중심부와 무척 가까우나 사찰이 온통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도시의 번잡함에서 완전히 단절될 수 있다. 화계사 템플스테이는 최대 3박 4일까지 사찰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12월 25일까지 운영하는 휴식형 템플스테이는 ‘오직 쉴 뿐’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된다. 사찰 투어부터 스님과의 차담 시간, 명상과 108배까지 불교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명상과 108배는 본인이 하고 싶은 시간에 원하는 불당에 가서 개인적으로 하면 된다. 참가자들은 주지스님에게 익명으로 질문을 적어 내고 스님으로부터 그에 대한 답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차담 시간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입을 모은다. 사실 템플스테이는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체험이다. 어딘가에 의지하고 싶을 때 종교를 찾는다고 하는데, 사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의존하게 되는 건 나 자신임을 깨닫는다. 짧지만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추스르는 웰니스 라이프는 어쩌면 산사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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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숲 한가운데 우뚝 선 불교 건축물이 있다. 저 멀리서도 시선을 압도하는 크고 웅장한 건축물, 바로 대한불교조계종 국제선센터다.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한국 불교와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템플스테이, 사찰요리 전수 등 국내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으며, 내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중에서도 외국인에 특화된 템플스테이와 명상교실이 인상적이다. 체계적인 외국인 전담 시스템이 있어 언제든 영어 안내가 가능하며 불교의 전통 수행법을 친절히 알려준다. 한국을 찾아온 외국인이나 재미교포들이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에 정관스님이 출연하면서 세계적으로 한국의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많은 외국인들이 사찰음식을 맛보는 데에서 더 나아가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국제선센터는 사찰음식 체험관을 개설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스님의 설명과 더불어 시연이 이어지고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맛보며 품평회도 진행한다.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은 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게 마련이다. 이곳에서 배운 건강한 사찰음식을 가정에서도 즐기며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일조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센터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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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는 일제강점기에 창건된 사찰로 조선 불교의 자주화와 민족자존의 회복을 염원하는 스님들에 의해 지어졌다. 4대문 안에 최초로 자리한 사찰이라는 타이틀도 있다. 창건 이래 조계사는 누구에게나 개방되었다. 염원을 비는 신자들, 계절마다 변하는 조경과 축제에 참여하는 시민들, 한국의 불교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심지어는 조계사를 가로질러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까지, 한국의 뿌리 깊은 불교문화는 꼭 산속 깊이 들어가지 않아도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다. 접근성이 좋은 조계사는 대웅전 바로 앞에 숙소를 마련하고 템플스테이를 운영 중인데 휴식형, 체험형, 당일형 등 세 가지 유형이 있다. 특히 올해는 휴식형 템플스테이가 인기가 많았다. 휴식형 템플스테이는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체험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1박 2일부터 3박 4일까지 가능하며, 차 없이 이동하다 보니 20대 대학생들의 참여율이 높았다. 체험형 템플스테이는 1박 2일 동안 불교 수행자의 일상을 그대로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사찰음식을 직접 맛보고 스님들과 함께 참선을 하는 등 평소 일상에선 느끼지 못했던 신성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체험형은 첫째주와 마지막주 토요일에서 일요일까지 한달에 두번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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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잉볼 지도자인 ‘젠테라피’ 천시아 대표는 싱잉볼 명상의 가장 큰 장점으로 ‘깊은 이완’을 꼽는다. “단시간 내에 깊게 이완되면서 본인이 원하는 무념의 감각,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싱잉볼의 매력이에요. 깊은 이완과 멈춤을 통해 우리 몸이 가진 본래의 자연치유력을 돌아보게 합니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신적 스트레스,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감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싱잉볼 테라피는 어떨까? 싱잉볼은 ‘노래하는 그릇’이라는 뜻을 지닌 티베트의 전통악기다. 이 싱잉볼의 겉면을 두드리거나 문지르면 소리가 울리며 파동이 일어나는데, 그 풍부한 진동과 떨림이 손과 몸 전체로 전달된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 무엇보다 쉽고 빠르게 명상에 잠기도록 할 뿐 아니라, 집과 야외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며, 원하는 시간에 어디서든 간편하게 힐링 타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실제로 5분 남짓한 시간에 소리와 진동에 집중하며 완벽히 잡념과 걱정,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복잡한 도시 생활로 지쳤다면 크리스탈 싱잉볼 명상, 오쇼 명상, 아로마 싱잉볼 명상 등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해보자. 젠테라피 내츄럴 힐링센터에서는 이외에도 1:1 명상, 싱잉볼 지도자 과정 교육을 진행하며, 젠힐링숍에서는 싱잉볼과 명상 도구, 책 등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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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보편적인 거주 형태가 된 지 오래지만, 전통적인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익숙하고 편안하게 기억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한옥이다. 서울에서는 한옥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고자 곳곳에 한옥마을을 지정해 보존하고 있다. 남산을 배경으로 서촌과 북촌에 한옥마을이 있다면, 북한산 아래에는 은평한옥마을이 고요히 자리 잡고 있다. 서울의 세 번째 한옥마을로 지정된 이곳은 2017년에 완공한 ‘21세기 서울형 한옥주거단지’다. 한옥의 형태와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단열이나 보안 등 취약점을 보완해 현대 생활에 편리하도록 했다. 한옥마을은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사유지라 집 안을 구경할 수는 없지만, 반듯하게 닦아놓은 골목을 거닐 때면 고즈넉한 한옥이 주는 정겨움과 따스함에 흠뻑 빠져든다.한옥마을 가까이에 있는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는 좀 더 상세히 한옥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한옥의 역사와 과학적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한옥 짓기 체험 공간을 직접 경험해보면 한옥에 대한 자부심이 절로 샘솟는다. 은평한옥마을에 좀 더 깊이 스며들고 싶다면 이 동네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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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에서는 마음이 가벼워 흔들리기 쉽고, 지키기도 어렵고, 억제하기도 어렵다고 말한다. 깊은 산속 장엄한 풍경이 펼쳐지는 사찰에 앉아 풍경 소리를 듣는다면 힘들고 지친 마음이 한결 나아지지 않을까. 하지만 먼 사찰로 떠나지 못할 때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천년고찰 봉은사 템플스테이가 꽤 훌륭한 대안이 듯싶다. 봉은사에서는 수행자의 삶을 경험할 수 있는 1박2일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나’의 존재와 인간관계, 삶의 방향성 등을 찬찬히 들여다볼 기회를 선사한다. 예불 드리고 사찰을 순례하며 한국 불교의 대표적 수행법인 참선을 행한다. 귀로는 찻물 끓이는 소리를, 코로는 차의 향기를, 눈으로는 차의 빛깔을, 입으로는 차의 맛을, 손으로는 차의 따뜻한 감촉을 느끼며 오감으로 다도를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 울력, 108배 등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심신이 맑아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